조나단 드미, 폴 토마스 앤더슨. 그리고 에드가 라이트.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을 면접 때 받았다. 

나는 한 삼십초 정도 침묵했다. 
삼십초 동안 머리는 열심히도 굴러간 기억이 있다.

여러 이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조나단드미, 봉준호, 박찬욱, 류승완, 클린트이스트우드, 마틴스콜세지, 샘페킨파, 오손웰스, 장마크빌레, 3toyuma를 찍은 감독이 누구더라.. 아 맞다 제임스 골드만. 

... 내가 당황한 표정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면접관이 "장마크빌레는 어때요? 자소서에 아주 길게 영화에 대해 써두었던대."

다시 또 당황해서 그랬는지... 장 마크 빌레가 누구였더라... 이렇게 떠올리고 있다가...

"저는 조나단 드미가 제일 좋습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멍청하게 "<양들의 침묵>이 정말 좋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며 대답을 이어갔고,

왜 그 영화를 좋아하냐는 면접관들의 질문에

"하... 저는요... 일단 플롯이 잘 짜여져 있는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구요... 특히 정말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는 플롯을 좋아하는데... 그 영화가 <양들의 침묵> 같아요,... 그런 비슷한 영화로는 .... 데이빗 핀처 버전의 <용문신을한소녀>가 있구요"라고 대답했다. 얼굴을 들어서 보니 면접관들의 뻥진 표정.

지금 생각하면 평상시에 누구를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을 참으로 바보 같다고 생각해서 더 당황했던 거 같다.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라는 질문이 참으로 바보스러운 것처럼,
영화도 마찬가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감독들 다 좋아합니다... 마틴 스콜세지.. 스티븐 스필버그...
기분이 나쁠 때는 양들이 침묵을 보는 게 제일 좋고,
죄책감이 들 때는 스콜세지 영화를 보는 게 좋고,
자존감이 떨어질 때는 장마크빌레 영화를 보는 게 좋구요. 뭐 그렇습니다"
....

뭐 이렇게 대답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그 주옥같은 감독들 가운데 한 명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이 있기나 한가...
아니면 차라리 그렇게 바보 같은 질문이 어디 있냐고 면박을 주거나...

그 이후 질문도 생각이 난다.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속마음은 또 이거였다. 어떻게 저런 바보같은 질문이 있나.

난 로맨스도 좋고, 판타지도 좋고, 스릴러도 좋고, 코미디도 좋은데..... 다 좋다고 하면 떨어지겠지 라고  생각해서 대답을 제대로 못했던,,,,




그래도 지금은 누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면 세 명 정도의 이름을 압축해서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조나단 드미, 폴토마스앤더슨, 애드가라이트.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냐고도 물어볼꺼다. 그럼 이렇게 대답하겠지.

"제가 지금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가 <양들의 침묵>의 플롯 위에서 <펀치 드렁크 러브>의 배리 이건 같은 캐릭터가 <새벽의 황당한 저주>처럼 좀비들을 다 때려잡는 영화입니다. 아주 용감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될 거 같습니다. 스릴러 이면서 로맨스 이면서.... 코미디.. 그런 영화입니다..."

--------------------------------------------------------------

그때 면접관이 나를 떨어트릴 거 같은 뉘앙스를 풍기면서, 우리 학교는 대한민국 상업영화를 최전선에서 이끌어 갈 사람들을 뽑는 거야. 라고 말해줬던 기억이 있다.내가 독립영화에 빠져있는 사회운동가 처럼 보여서 그런 말을 했던 거 같다. 아니면 멍청해보였거나...

나는 지금 상업영화 스텝으로 열심히 적당히 일하고 있다. 
당신이 나를 뽑아줬다면, 독립영화 감독으로 일하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지극히 개인적인 러닝 규칙

러닝꾸준히 하기 위한 규칙을 정리해 보았다.나에게만 해당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규칙.1. 평일 저녁에 약속 잡지 않기.-러닝 3시간 전에 음식을 섭취하면 나는 항상 러닝 때 극심한 복통에 시달린다. 갈비뼈와 위가 만나는 부분. 그리고 우측 골반 위. 결국 걷게 되더라.2. 밤에 술 마시지 않기.-술 마시고 다음날 달리면 온 몸이 나의 명령을 거부한다. 억... » 내용보기

성실함이 무기라니

성실함이 무기라니 아련하다. 내세울 게 없어서 죄송합니다. » 내용보기

상처

상처를 받아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인간이 되기를 희망했지만,상처란 좀처럼 극복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최대한 상처 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기를나도, 당신도 » 내용보기

출근

1. 내일 새로운 영화 현장에 출근을 한다.평생을 노력해도 출근이란 반복되는 일과에는 적응 못할 거 같다.너무나 일하기 싫어서 이렇게 일기를 4년만에 쓰고 있다.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노동대비 더 많은 돈을 받고 싶단 생각 뿐...2. 내가 다닌 첫 회사의 동기커플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커플 중 한 명은 내가 나간 후 몇 개월 ... » 내용보기